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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나를 연결하다
임정예 기자 입력 2013년 09월 30일 11:43분489,495 읽음
미국에서 케이블 티브이와 관련된 사업을 하여 큰 성공을 거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클린턴입니다. 이 사람은 자신의 사업이 큰 성공가도를 달릴 무렵 간경화와 그에 따른 합병증으로 간의 70% 정도를 절제하는 큰 수술을 받게 됩니다. 가난한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남다른 통찰력과 부지런함으로 미국의 케이블 티브이 분야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고 큰 사업체를 일구었으며 남들이 보기에도 매우 성공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50대에 큰 병에 걸려 삶에 대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그는 자신의 사업체와 재산을 모두 정리하고는 캠핑카를 하나 구입하여 미국 전역을 여행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공원에서 사람들을 보면서 문득 의문을 갖게 됩니다. 바로 사람들이 신고 있는 신발에 대한 궁금증입니다. 그 사람이 갖게 된 궁금증은 사소한 내용이었습니다.

인류가 신발을 신고 생활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으며, 더구나 플라스틱이나 고무와 같이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를 재료로 만든 신발을 신고 살게 된지는 더더욱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전기는 커다란 에너지이며 지구와 우리 신체도 전기의 활동으로 생명과 건강이 유지된다는 사실이 매우 중요한 포인트였습니다.

지구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종류의 전기는 우주에서 몰려드는 우주방사선을 막아줄 뿐 아니라 땅에서 올라오는 미세한 전기는 지구 위 모든 생명체와 물질에게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라디오에서 잡음이 심할 때 라디오의 기판에서 전선 하나를 뽑아서 땅에 연결하면 신기하게도 잡음이 줄어들고 선명한 음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라디오 기판 사이를 다니는 전기에서 노이즈라고 하는 잡음이 지구와 연결되는 순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를 ‘어스(접지)’라고 합니다. 우리의 인체 또한 매우 정교한 전기장치라고 할 수 있으며, 라디오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인체를 지구와 연결하면 우리 몸에서 매순간 생겨나는 전기적인 노이즈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전기장치를 접지하는 것처럼 우리의 몸을 접지(어스)하면 어찌될까하는 의문은 그를 다시 새로운 삶으로 이끌게 됩니다.

그는 케이블 방송국에 근무했을 때의 기술을 바탕으로 침대를 땅에 접지할 수 있는 간단한 장치를 고안합니다. 그리고 자신과 지인들 몇몇에게 나누어 준 후에 접지된 침대에서 생활하는 것이 몸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관찰하였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관절염, 당뇨병, 치통 등 갖가지 염증으로 통증에 시달리던 사람들에게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자신도 수술 후유증으로 피곤하고 활력이 없고 불면증에 시달렸는데 접지된 침대 위에서 잠을 자고는 불면증과 피곤함이 해소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 실험을 토대로 그는 우리의 인체가 접지된 상태를 지속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건강해질 수 있으며, 특히 염증과 관련된 병에는 매우 효과적이라고 주장했지만 기존 과학자와 의사들의 냉대와 무시를 당하고 맙니다. 의사들이 그에게 했던 가장 현실적인 말은 “맨발로 흙길을 걷는 것만으로 모든 사람이 건강해진다면 환자들에게 의사가 무슨 소용이 있겠소!”였습니다.

저도 클린턴 씨의 체험을 적어 놓은 책을 읽고서 따라 해보았습니다. 맨발로 흙길을 걸으면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호기심도 있었고 맨발로 흙을 밟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건 당연하니까 말입니다. 맨발이 울퉁불퉁한 흙 위에 내디뎌지는 순간 몸에 전율과 같은 느낌이 찾아왔습니다. 뇌에서 출발한 모든 신경의 종착지는 발입니다. 그만큼 발은 인체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지구가 주는 전기를 발에서 제대로 흡수하여 몸에서 활용하라는 의미로 발바닥에는 아주 많은 신경들이 안테나처럼 모여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발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공원에서 발바닥 아래로 흙을 체감하며 한 시간 조금 넘게 걸었습니다. 매우 더운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몸과 마음이 상쾌해져서 시간을 내어 지구와 나의 맨발이 맞닿을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클린턴 씨는 이런 일을 “어싱(Earthing)”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어싱은 건강을 지켜주기에도 도움이 되고 투병하고 있는 사람에게도 좋은 운동입니다.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그늘에 시원한 바람이 부는 지금이 어싱을 하기에는 좋은 계절입니다. 자연으로 돌아가 신발은 손에 들고 맨발로 땅을 밟아보십시오. 지구가 전해주는 건강을 받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월간암(癌) 2013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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