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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이모저모 - 미국 사람들 입조심해야 할 듯
고정혁 기자 입력 2010년 06월 07일 16:26분877,386 읽음

우리나라 이야기가 아니고 물 건너 미국에서 생기고 있는 요상한 이야기이다. 각설하고 미국에서는 성습관이 변하면서 지난 20년 동안 목구멍에 생기는 인후암이 급증해서 전문가들은 유행병 수준이라고 한다. 지난 7월29일 미국 암연구협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성행위로 전염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두경부암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 이런 사실을 밝혔다.

엠디 앤더슨 암센터의 흉부과 과장인 리프먼에 의하면 오랄섹스를 통한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률의 증가로 인해 구인두암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참고로 인후암, 편두선암, 설기저부암을 합해서 구인두암이라고 한다. 리프먼에 의하면 20년 전에 채취해서 보관하고 있는 구인두암 조직을 연구해보니 약 20%만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양성반응을 보였는데, 지금은 구인두암 환자의 60%가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되어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한다. 어쨌든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양성반응을 보이는 구인두암의 비율이 20년 전보다 훨씬 더 높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게 추세로 구인두암이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는 점을 고려하면 유행병으로 걱정을 해야 할 정도라고 한다.

원래는 구인두암의 주요 위험요인이 흡연과 지나친 음주로 생각되었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미국 암협회의 수석의료담당자인 브롤리도 지금은 구인두암 진단을 받는 환자의 50%가 인유두종 바이러스로 인해 암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그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이 식도암의 1가지 유형에도 위험요인이 된다는 증거가 일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어쨌든 과거에는 나이가 들었고 담배를 태워 건강에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 구인두암 환자들이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져서 젊은 사람들이 환자들이고 직업도 관리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게다가 미국의 십대들은 오랄섹스를 통해 인유두종 바이러스나 클라미디아나 매독이 전염되는 것조차 모르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런데 구인두암에 관한 또 다른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구인두암에 걸린 흑인들이 백인들보다 생존율이 더 나쁘지만,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률은 오히려 더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즉 미국의 연구진은 두경부 편평세포암에 걸린 흑인 96명과 백인 106명의 전반적인 생존율을 후향적으로 분석하고, 또 추가로 인유두종 바이러스 상태를 평가하는 임상실험에 참가한 두경부 편평세포암에 걸린 28명의 흑인과 196명의 백인 환자들의 전반적인 생존율을 전향적으로도 분석해보았다.

후향적인 연구대상 집단인 경우 구인두암 환자의 전체적인 생존율 중앙치에 인종적인 차이가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백인 환자는 64.9개월 생존했는데 흑인환자들은 25.2개월 생존한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런 인종간의 차이점은 전향적인 임상실험에서도 관찰되었다. 즉 백인 환자는 70.6개월 생존한 반면 흑인환자들은 20.9개월 생존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양성인 구인두암 환자들이 음성인 환자들보다 전반적인 생존율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즉 백인 환자들이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우가 34%로 흑인 환자들의 감염률 4%보다 훨씬 더 높은데도 생존율은 더 좋은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상한 점은 이 연구결과가 미국 암연구협회가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과 완전히 상치되는 점이다. 미국 암연구협회의 주장대로라면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률이 높은 백인 구인두암 환자들의 생존율이 흑인 환자들보다 더 낮아야만 하는데 오히려 정반대가 된 것이다. 이런 상치되는 연구결과가 있으니, 구인두암이 정말로 인유두종 바이러스와 상관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재검토해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섹스는 자식을 얻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수단과 목적을 혼동하면 어떤 식으로든 화가 따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별로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고 상치되는 연구결과도 있는데, 갑자기 미국 암연구협회가 기자회견에서 이런 사실을 새삼스럽게 거론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성들에게 사용하는 자궁경부암 백신이 남성들에게도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시켜 제약회사들의 돈벌이에 일조하기 위한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추정된다. 일단 남의 나라 이야기이지만 우리나라에는 미국의 나쁜 것도 꼭 따라 해야 직성이 풀리는 한심한 사람들이 없지 않아서 걱정이 된다.

출처:
(1) News conference, 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July 29, 2009)
(2) K. Settle et al., "Racial Survival Disparity in Head and Neck Cancer Results from Low Prevalence of Human Papillomavirus Infection in Black Oropharyngeal Cancer Patients" Cancer Prevention Research, 10.1158/1940-6207.CAPR-09-0149

월간암(癌) 2009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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