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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데 왜 폐암에 걸리나
구효정(cancerline@daum.net) 기자 입력 2023년 02월 17일 13:59분1,415 읽음
물리치료를 받으러 가면서 일이 터지기 시작했다. 켄트에 거주하는 세 아이를 둔 엄마인 41살, 클레어 케네디는 지속적인 요통에 시달렸다. 일반의와 여러 번 상담한 후 물리치료사에게로 보내졌다. 그러나 18개월이 지나도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고 실제로 치료용 운동이 상태를 더 악화시켰다. 나는 혹시 암이 아니겠느냐고 물어보았지만 되돌아온 답변은 당신 나이의 비흡연자에게서는 암을 본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러다가 작년 2월에 케네디는 코로나19에 걸렸고 숨을 쉬기가 힘들어졌다. 그녀의 일반의는 흉부와 요추 엑스선 검사를 받도록 했고 그녀는 요추 3곳이 부러진 것으로 드러났다. 비상벨이 울렸고 CT 검사는 폐암 4기로 뼈로 전이가 된 것을 확인했다. 그녀의 나이 43세였다. 그녀의 반응은 이제 죽는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충격적인 일은 4기라는 말이었다. 나는 나을 수가 없을 것이다. 이제는 이게 내 인생이다.”

폐암 4기는 고칠 수가 없고, 예후에 대해서 언급은 없고 그녀는 표적 치료로 1~2년간 정상적인 것 같은 삶을 살 희망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불행하게도 케네디는 갈수록 증가하는 폐암에 걸린 비흡연자 중 한 명이다. 비흡연자는 보통 담배를 100개비 미만 피운 사람으로 정의한다. 케네디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람들은 자동적으로 나는 당신이 흡연자였는지를 몰랐다고 말한다. 그러면 나는 내가 그냥 운이 없다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아직도 흡연에는 낙인이 찍혀있다.”

여성의 폐암 발병률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져
영국의 연구 단체인 암 연구에 의하면 1990년대 초반 이후로 영국에서는 전체적인 폐암 발병률은 9% 감소했지만, 여성들의 발병률은 32% 증가했다고 한다. 로열 마스덴 병원의 고문 종양학자인 산자이 포파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폐암은 영국에서 가장 흔한 암 중 하나이다. 그래서 그중 20%는 여전히 아주 큰 문제이다. 담배를 태운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서 발생하는 폐암이 췌장암보다 더 많다.” 참고로 췌장암 위험은 담배를 피운 적이 없는 사람과 비교해서 흡연자에게서 약 2배나 더 높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흡연이 여전히 가장 큰 위험 요인이고 세계적으로 폐암의 25%가 비흡연자에게 발생한다고 한다. (영국의 경우 폐암의 72%가 흡연과 연관이 있다) 그런 환자 중 많은 사람이 50세 미만의 여성이고 그들은 흔히 4기로 진단받는다. 암이 이미 전이가 되어 고칠 수가 없는 것이다. 포파트는 이렇게 말했다. “이런 유형의 폐암은 남성들보다 여성들에게 훨씬 더 많은데, 우리는 그 이유를 모른다. 그러나 1가지 요인은 대기오염이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과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영국 연구의 후원을 받아 실시한 최근의 연구는 대기오염이 비흡연자에게 폐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을 처음으로 밝혔다. 그러나 흡연이 여전히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이다.

버크셔에 거주하는 알릭스 버나드는 28살로 비흡연자인데 폐암 4기란 진단을 받았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2021년 3월에 기침하기 시작했고 1달 뒤에 목의 림프절이 부어오르고 아팠다. 그때야 의사를 찾아갔고 항생제로 치료받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엑스선 검사를 받아보았다. 그러나 나의 암은 암같이 보이지 않았다. 5월 말이 되자 숨을 쉬기 힘들었고 말도 할 수가 없고 체중이 10kg나 줄어서 병원으로 가서 진단받았다. 나의 삶은 암으로 멈춰버렸고 직업이나 건강이나 취미 생활도 함께 멈추어버렸다. 무언가 불공평하게 느껴진다. 나는 항상 건강하게 살려고 노력했다. 암이 모든 것을 바꾸어버렸다. 나는 건강을 잃었고 나의 정체성도 많이 상실했다.“

폐암 진단을 받은 후 그녀는 암 환자를 지원하는 단체의 암 전문 간호사에게 배정되었다. 이 간호사가 치료나 검사나 부작용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그런 조언이 버나드에게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케네디와 버나드에게 약간의 긍정적인 뉴스가 있다. 이들은 둘 다 폐암 환자의 4~5%에게만 해당하는 케이스인 ALK+ 비소세포 폐암을 갖고 있다. 이런 폐암은 여성이나 50세 미만인 사람들에게 더 흔하다. ALK+는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LK) 유전자에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후천적으로 생긴 것이지만 전문가들은 아직도 어떻게 생기는지를 모른다. 그러나 그들이 아는 것은 새로운 종류의 약물이 치료를 더 쉽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포파트는 이렇게 말했다. “흡연을 한 적이 없는 환자의 약 60%는 약물로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 이상을 갖고 있다. 화학요법으로만 치료한 폐암 환자의 평균 수명은 약 1년이었다. 그러나 ALK+ 폐암인 경우에는 ALK 억제 정제를 복용하면 평균 생존 기간(중앙값)이 약 5년이 된다. 이는 치료를 받는 이런 환자는 50%가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을 의미한다.”

케네디는 브리가티니브를 복용하고 있다. 매일 2알씩 복용하는데 통상적인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다. 그러나 이 약물도 시간적 한계가 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결국은 암이 똑똑해져서 다시 발호하게 된다. 그러나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날는지는 알 수 없다.” 버나드도 역시 ALK+ 요법을 받고 있고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것을 배우고 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멀리 보고 계획을 세울 수가 없다. 나는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할 수 있는 한 긍정적인 것을 많이 찾는다.”

참조:
The Telegraph, Nov. 24, 2022
월간암(癌) 2023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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