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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편지] 건강 수명을 누리기 위해 필요한 노력
고동탄(bourree@kakao.com) 기자 입력 2019년 06월 05일 10:46분5,310 읽음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마지막 모습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아무도 경험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불안해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소망하는 마지막 모습은 평균수명까지 잘 지내다가 온전한 내 몸과 내 정신으로 사랑하는 이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잠을 자듯 편안하게 떠나는 것입니다.

투병하는 분들은 마지막 그 자체는 두렵지 않으나 그 전에 마주칠 통증과 고난이 두렵다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많이 아프게 될 것이고 가족이 그런 나를 바라보면서 겪게 되는 심리적인 고통은 생각으로도 충분히 괴롭습니다.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끊임없이 건강을 추구해야 되는 이유입니다.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이 조금씩 올라서 2017년도 통계자료를 보니 남자는 79.7세, 여자는 85.7세입니다. 보통 기대 수명이라고도 합니다. 평균값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90세 이상까지는 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평균이라는 값은 중간을 의미하기 때문에 100살을 넘기는 사람도 많아질 것입니다. 남자와 여자를 합한 평균 수명은 82.7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긴장해야 되는 점은 삶의 기간을 뜻하는 이 수치와 별도로 건강 수명을 조사하여 발표하였는데 2016년 기준으로 64.9세였습니다. 즉 우리나라 사람은 태어나서 대략 83세까지 사는데 그 중에 20년 정도는 아프고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지낸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20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과학의 발전은 인류의 수명을 늘렸지만 늘어난 수명은 유아기도 아니고, 청년기도 아닙니다. 노년기의 기간이 늘어난 것이고 그만큼 건강하지 못한 상태로 지내는 시간도 늘어났습니다. 삶의 양보다는 질을 점검할 시점입니다. 과거 보건의료가 발전하지 않았던 시대에 수명은 짧았지만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지내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인 삶의 시간은 지금보다 짧았지만 의료의 도움을 받지 못하다보니 몇 십 년씩 지병을 수반하고 생명을 유지하는 일은 매우 드물었습니다.

통계에서는 평균적으로 20년 가까이 건강하지 못한 채로 살아야 한다고 하니 이제 우리는 얼마나 살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건강한 노년을 유지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거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남의 도움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기간을 줄이려면 말입니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생활이 가능하려면 건강 수명을 최대한 연장해서 삶의 질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지금 당장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걷기 운동, 채소와 통곡식이 주가 되는 식단, 술과 담배를 줄이거나 끊습니다. 몸이 어떤 것들을 요구했을 때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고 행동하는 습관도 좋습니다. 생각은 긍정적으로, 그리고 진실한 생각을 하는 버릇을 들이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명상이나 기도와 같이 정신적인 운동에도 관심을 쏟아보시기 바랍니다.

급작스럽게 사고가 나지 않는 이상 건강이 나빠지는 것은 스스로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쇠약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이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자신이 무한책임을 져야합니다. 나쁜 음식과 나쁜 습관 그리고 자극에 대한 중독 등 건강에 이롭지 못한 시간을 보내면 몸에는 소위 지병이라고 하는 것들이 나타납니다.

우리가 하루를 지낼 때 습관적으로 되풀이하는 일들을 의식적으로 바꿔나가야 합니다.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어, 오늘도 어제랑 똑같지 하는 말은 무의식적으로 시간을 보냈다는 증거입니다.

무언가에 중독이 되어있다면 의지를 갖고 벗어나야 합니다. 그것들이 언젠가는 나를 꼼짝달싹 못하게 만들고 남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시간을 늘여주기 때문입니다. 암과 투병 중이라면 더욱 이런 의지가 중요합니다. 암과 투병 중인 시간은 건강한 시간을 늘리기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암환자가 모두 거동도 못하고 남에게 의지하면서 생활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일반인보다 더 건강하고 더 기운이 있으며 더 밝은 모습으로 생활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남에게 나를 의지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도 버팀목이 되어 용기를 북돋아 주기를 꿈꾸고 실천하기도 합니다. 하루를 소중히 여기고 아침마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합니다.

지금 일어나 혼자서 화장실을 갈 수 있다면 아직 건강한 상태이며 건강을 위한 노력을 시작하기에 늦지 않습니다. 무엇이 나에게 활기를 주고 무엇이 나에게 자극을 주는지 구분하여 행동할 수 있다면 시간은 다시 건강한 방향으로 전환할 것입니다. 기대 수명이 건강 수명과 같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월간암(癌) 2019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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