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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투성이인 의학연구
장지혁 기자 입력 2017년 06월 14일 18:32분9,539 읽음
왜 그렇게 많은 연구들이 엉터리인가
체중 감소에 대한 연구를 예로 들어보면 일시적 유행을 요란하게 떠벌리는 연구가 나왔지만 일주일 뒤에 그 연구를 부정해버리는 또 다른 연구가 나오는 일을 그동안 우리는 얼마나 자주 겪었는가? 그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많은 의학연구가 쓰레기이기 때문이다. 이는 연구 공동체 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고, 심지어 “재현 위기”란 말까지 나돌고 있다.

어떤 연구든지 정당성을 가지려면 그 연구가 재현되어질 수 있어야만 한다. 그런데 신문을 통해 요란하게 보도된 의학연구가 겨우 그 절반만 후속적인 면밀한 심사를 통과하고, 비만이나 정신질환과 연관이 있는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했다는 연구를 포함한 가장 매력적인 최첨단 연구 보고의 약 3분의 2는 그 후 잘못된 것으로 판명이 나버린다. 착오가 과학 과정의 핵심적인 일부분이긴 하지만 이 정도의 (높은) 실패율은 과학발전을 지연시키고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고 1년에 추가로 280억불의 세금을 허비하게 한다고 NPR의 과학 담당 기자인 리처드 해리스가 자신의 저서인 “Rigor Mortis: How Sloppy Science Creates Worthless Cures, Crushes Hope, and Wastes Billions”(사후경직: 엉성한 과학이 어떻게 쓸모없는 치료법을 만들어내고 희망을 짓밟고 수십억 불을 낭비하는가)에서 주장하고 있다.

해리스는 무언가를 읽을 때는 (액면 그대로 받아드리지 말고) 에누리해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뉴욕 포스트에 말했다. 최상의 과학조차도 오해를 유발할 수가 있고 당신이 읽고 있는 것이 최상의 과학이 아닌 것이 흔하다고 그는 부언했다. 한 가지 진짜로 화가 나는 예를 들어보자. 수년 동안 유방암에 대한 연구가 엉뚱한 흑색종 세포로 실시되었다. 이는 믿을 수 있는 과학 잡지들에 실린 수천 건의 논문이 실제로는 잘못된 암을 연구한 것을 의미한다. 잘못된 세포를 엉성하게 사용한 이런 일이 유방암 연구에 얼마나 많은 차질을 빚었는지를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해리스는 기술하고 있다.

또 다른 연구는 난소암을 탐지할 수 있는 혈액검사를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이게 사실이라면 훨씬 더 빨리 난소암을 찾아내어 진단할 수 있는 것이 된다. 이 연구는 아침 방송과 신문에서 획기적인 진전으로 떠들썩하게 소개되었다. 그러나 더 조사를 해보니 그 혈액검사가 작용한 이유가 연구진이 하루는 난소암에 걸린 여성들을 검사하고 그 다음날에는 난소암에 걸리지 않은 여성들을 검사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이 혈액검사는 암에 차이가 있는지를 측정하는 대신 날짜별로 검사 장비에 차이가 있는지를 측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많은 검사들이 엉터리인가? 해리스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한 가지 이유는 과학이 어렵기 때문이다. 무의식적인 선입관으로부터 사용하는 실험용 컵의 유형이나 생쥐를 덮어주는 시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이 결과를 애매하게 만들고 재현을 할 수 없게 만들어버릴 수가 있다.

연구비 삭감으로 연구비를 얻기 위한 끝없는 쟁탈전
또 연구비를 조달하는 문제도 있다. 전성기였던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는 연구비 지원이 늘어났지만 의회가 그 후 10년간 연구비 지원을 동결해버렸고 그로 인해 연구 과학자들 간에 심한 경쟁 풍토가 조성되었다. 지금은 그랜트의 17%만 연구비를 지원받는데 30년 전에는 33%가 연구비를 지원받았었다. 게다가 박사과정을 마친 연구자들의 취업 여건도 엄청나게 나쁘다. 겨우 21%만 종신 교수직을 얻기 때문에 그럴 듯한 연구를 내놓아야 할 동기가 커서 오류를 저지를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해리슨은 적고 있다.

연구를 출간 발표해야 하는 압박을 받는 이런 상황으로 생기는 한 가지 여파가 의식적인 데이터 조작으로 과학자들이 자신의 가설을 뒷받침해주는 자료만 선별적으로 이용하고 그렇지 않은 자료는 무시해버리는 것이다. 이런 일이 학술연구에서 너무 흔한 문제라고 해리스는 기술하고 있다.

그는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연구비를 얻기 위해 끝없이 쟁탈전을 벌인다. 승진과 종신 교수직이 평판이 자자한 발견을 하는가 여부에 달려있다. 연구가 최종적으로는 시간의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무조건) 처음이라는 것에 대해 큰 포상이 주어진다. 연구비 지원이 더 삭감되면 이런 상황은 갈수록 더 악화될 뿐이다. 연방정부의 세금 삭감으로 이런 일은 피하기 힘든 듯하다. 이는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너무 많은 과학자들이 줄어드는 연구비를 둘러싸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어서 연구비 삭감은 이런 모든 문제를 악화만 시킬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연구가 이루어지는 방법의 추한 측면을 폭로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 중 한 사람이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인 존 이오아니디스이다. 그는 재현성 운동의 중심인물 중 1명이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Why Most Published Scientific Research Findings Are False”라는 통렬한 논문을 포함해서 광범하게 글을 썼다. 예를 들면 그는 우울증으로부터 비만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과 연관성이 있는 특정한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극찬하는 수만 건의 논문 중에서 단지 1.2%만 진짜로 확실한 결과를 제시해주는 것을 발견했다. 그동안 이오아니디스 박사는 최소한 1,000번이나 인용된 논문 49건을 추적해보았는데 그 중 7건은 추가적인 연구에 의해 부정되었다. 그중 하나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이 자궁을 절제한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 논문인데, 실제로는 이 2가지 약품이 심장질환과 유방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실시간으로 취소된 논문들을 추적하고 있는 취소 감시와 같은 여타 기구와 증거에 기초한 의학을 추구하는 독립적인 연구가들의 네트워크인 코크레인 그룹이 이 분야의 감시 기구로 활동하고 있다. 또 과학자들이 자신들의 데이터를 공개해서 나쁜 과학을 단속하기가 더 쉽게 하는 내부적인 움직임도 있다. 일반 사람들도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우리가 우리의 열의를 조금만 억제한다면 과학자들이 미심쩍은 아이디어를 무모하게 쫓아다닐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해리슨은 적고 있다.

어떤 분야라도 돈이나 권력이 개입하면 부패해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참조: New York Post, May 6, 2017
월간암(癌) 2017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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