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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씻는 일이 정말로 안전할까
고정혁 기자 입력 2016년 12월 22일 16:05분6,463 읽음
인간 면역체계 전적으로 결장에 있는 100조 개의 미생물에 의존

우리가 얼마나 자주 또 얼마나 꼼꼼하게 손을 씻어야만 하는지에 대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많은 알레르기 전문가들은 손 씻기를 줄이고 입속으로 우호적인 미생물을 불러들이는 것이 우리와 우리 자식들의 미래 건강에 절대로 필요하다고 말한다. 어떤 전문가들은 흙을 먹도록 촉구할 정도로 과격하다. 그러나 감염질환을 치료하는 의사와 같은 다른 전문가들은 최근에 식중독과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증가했기 때문에 그런 조언은 아주 무책임하고 위험한 조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느 쪽이 옳은가? 우리는 현명한 지도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알레르기가 1970년대 이후로 모든 선진국에서 증가하고 있고 이전에는 해가 없던 꽃가루나 집먼지 진드기나 여러 가지 식품으로 생기는 문제가 유행병 수준에 도달했다. 주목할 점은 기록된 최초의 음식 알레르기 케이스가 1969년에 보고가 되었는데 지금은 견과를 금지하는 학교가 흔해빠진 점이다.

원래는 진공청소기로 청소하고 소독을 하고 애완용 동물을 제거하고 먹는 음식을 제한하고 실내에 머물러서 알레르기를 제거하거나 피하는 것이 우리가 알레르기에 대처하는 방법이라고 말해졌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알레르기가 증가하는 것을 멈추지 못했다.

약 25년 전에 알레르기를 설명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시사하는 논문이 나왔고 그게 위생 가설이라 불리는 이론이다. 그 논문은 시골 농장에서 동물과 먼지에 둘러싸여 살고 있는 가난한 대가족의 아이들에게 알레르기가 적은 것을 발견했다. 그런 연구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상이한 환경에서도 여러 번 재현되었다. 도시의 부유한 동내의 소가족 출신의 어린이들은 시종일관 알레르기 발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처음 생각은 병원균에 일찍이 노출된 어린이들은 면역체계가 더 잘 조절되어있어서 나중에 꽃가루나 땅콩 같은 무해한 단백질에 노출되어도 과잉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메커니즘은 증명이 되지 않았고 최근의 과학적인 연구는 감염 자체가 핵심은 아닌 듯한 것을 시사하고 있다. 그 대신 우리 면역체계의 작용은 전적으로 우리 장의 정상적인 미생물 특히 결장에 있는 100조 개의 미생물에 의존하고 있다는 깨달음이 위생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바꾸어버렸다. 이들 미생물이 음식물을 소화하고 우리 면역체계를 견제하는 비타민과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핵심이다. 우리의 정상적인 미생물 군집이 교란되면 우리는 종의 다양성을 상실하고 그 결과 무해한 단백질에 부적절한 반응을 일으키게 되어버려 알레르기와 자가면역 질환이 생기게 된다.

중세 이전 보다 장과 입안의 미생물 종의 다양성 40% 더 적어
이런 일이 선진국에서는 항생제 남용, 살균한 가공식품, 섬유질 섭취 감소, 모유 수유 감소, 제왕절개 수술 증가와 같은 미생물을 교란하는 사건들이 치명적으로 결합되어 지난 30~40년에 걸쳐 발생했다. 우리는 수렵채취인들과 중세 이전 사람들보다 장과 입안의 미생물의 종의 다양성이 40% 더 적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것이 먼지와 동물과 흙으로 이루어진 우리의 자연적인 야외 환경으로부터 우리를 갈수록 더 멀어지게 만드는 도시생활이 증가하는 추세와 결합되었다.

그래서 손을 씻지 않는 것이 해답이란 말인가? 그렇게 하면 사람들 간에 미생물의 전염을 증가시킬 것이 분명하다. 또 입증은 되지 않았지만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과 건강을 증진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노인이나 면역체계가 약한 고위험군 사람들에게는 그런 일이 아주 어리석은 일인 것은 분명하다. 또 노로바이러스가 발생했을 때나 병원 같은 환경에서도 손을 씻지 않는 것은 아주 어리석은 일인 것은 분명하다.

또 화장실의 깨끗한 위생에 대한 조언이나 습관을 바꾸어야 할 이유도 없다. 어떤 사람들은 규칙적으로 손을 씻으면 감기나 독감 바이러스의 전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지만 데이터가 불확실하고 또 잠재적인 미생물 군집의 감소로 야기된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면역의 감소로 상쇄되어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만약 당신이 식품업계의 종사자라면 손 위생은 지극히 중요하고 여전히 패스트푸드로 인해 치명적인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식중독 발생의 성격이 변하고 있고 우리가 음식을 만들어 먹는 현대적인 방법 때문에 새로운 위험들이 생기고 있다. 미생물인 캄필로박터는 드물었다. 지금은 냉장고 속에 흔하고 매년 100명의 사망자와 약 30만 건의 심각한 감염을 유발해서 영국에서는 9억 파운드, 미국에서는 수십 억 불의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영국에서 최근에 MRSA(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가 발생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돼지고기가 또 다른 정기적인 문젯거리다.

2015년 식품 안전 조사는 캄필로박터가 검사를 해본 슈퍼마켓의 닭의 75%에서 존재했고 그중 대다수가 일부 항생제에 내성이 있었고 많은 닭이 감염을 유발하기에 충분한 수치의 미생물을 갖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육류업계는 낮은 가격을 유지하려면 문제를 근절할 수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저렴한 가공식품 문화를 갖고 있지만 소비자와 납세자들이 위험부담을 떠안고 있다. 만약 우리가 저렴한 고기를 먹는 것을 고집한다면 부모와 아이들에게 냉장고 위생에 대해 교육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고기가 완전히 조리될 때까지는 슈퍼마켓에서 포장지를 만지는 순간부터 방사능 물질같이 취급해야만 하고 표면과 도구와 손을 비누와 세제와 뜨거운 물로 씻는 것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

미생물에 노출되는 것을 늘리는 것이 유익
채소는 문제가 훨씬 더 적다. 자신들이 먹는 채소가 어디에서 오는지를 알고 있는 최신 유행인 준채식주의 가족의 경우 유일한 위험은 약간의 이물질이지만 유익할는지도 모르는 수백만 개의 토양 미생물을 얻게 되는 것이다. 내가 언제나 기피하는 유일한 채소는 샐러드에 사용하는 싹을 틔운 식품으로 신뢰할 수가 없다. 그런 싹은 항상 박테리아가 번창하는 따뜻하고 축축한 환경에서 재배된다. 2011년에 독일에서 대장균에 오염된 채소 싹을 먹고 51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다.

만약 당신이 건강하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채소를 썰거나 정원을 가꾸거나 혹은 숲을 산책한 후에 손을 씻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고기나 냉장고나 변기 주변에서는 조심해야 하고 질병이 창궐할 때도 조심해야 한다. 만약 당신 아이가 바닥에 무언가를 떨어뜨렸는데 그게 닭의 피가 고인 데에 떨어지지 않았다면 5초 법칙이 여전히 유효하다. 만약 그게 바닥에 떨어진 인형이라면 그걸 입으로 빨면 알레르기를 감소시켜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개나 다른 동물과 놀고 정원이나 공원에서 몸이 더러워지는 것도 장려해야만 한다.

미생물에 노출되는 것을 늘리는 것이 유익한 것을 우리가 갈수록 깨닫게 되면서 미생물의 다양성이 감소하는 것을 되돌리기 위해 어떤 식품을 구입해야 할지, 어떤 항생제를 복용해야 할지, 어떤 생활양식을 택해야 할지에 대해 적절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시급히 더 많은 정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이런 모든 일은 이제는 건강에 대한 경고문과 함께 판매되는 집중적으로 재배되거나 양식된 현대적인 식품으로 너무 많은 위험을 감수하는 것과 균형을 취해야만 할 것이다.

참고로 이 글을 쓴 저자는 영국 런던의 킹즈 대학 유전 역학 교수이다.

출처: Tim Spector "Is it safe to wash my hands, doctor?" The Conversation, October 10, 2016
월간암(癌) 2016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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