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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트 트레이닝, 중장년에게도 필요할까요
고정혁 기자 입력 2016년 12월 01일 10:17분7,014 읽음
글: 주형욱 | 서울SN재활의학과병원 원장

몸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시대입니다. 방송에도 건강관련 프로그램이 넘쳐나고 피트니스 클럽이 많이 생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무엇을 먹었더니 불치병이 나았다, 어떤 운동을 했더니 병원에서도 못 고치던 질환이 좋아졌다 등 처음 보고 듣는 영양요법이나 운동법, 치료법들이 많습니다. 물론 효과가 있을 순 있겠지만 치료율이 얼마나 되는지, 치료의 기전은 어떻게 되고 치료비 대비 효과는 어느 정도 되는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당장 몸 상태를 바로잡을 필요성이 있는 사람이 좋아졌더라 하는 말만으로 선택하면 결과적으로 몸이 좋아지기까지는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는 재활치료를 하고 있기 때문에 운동의 방법이나 영양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생각보다 자신의 몸에 대해 많이 알고 있지 않습니다. 안다고 자신하는 것도 극히 단편적일수도 있고 정답이라고 여겼던 부분이 후세에 틀린 이야기인 경우도 많았고 그것은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러면서 몸에 대한 정보는 발전해 나가겠지만 시간이 필요합니다.

영양도 그렇습니다. 30~40년 전만 해도 미국에서는 고혈압이나 당뇨로 입원한 환자분들에게 달걀이나 고기 같은 고열량의 음식들이 나왔습니다. 1900년대만 해도 기름진 음식이 그런 환자분들한테 좋다고 이야기가 되기도 했고요. 예전에 안 좋다 여겨진 영양분이 지금에 와서는 좋다고 이야기 되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운동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중심에 웨이트 트레이닝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디빌딩으로 처음 들어왔고 그 때문에 몸을 가꾸고 만드는 것, 그 이상으로는 여겨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특정부위를 자극시켜 몸을 크게 만들어 보기 좋게 만드는 것으로만 생각되었지 재활이나 기능면에서의 도움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여겼지만 지금은 점차 바뀌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구기 종목을 하는 선수들은 이런 웨이트 트레이닝이 몸을 느리게 하며 유연성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오히려 조심해서 하거나 하지 말아야 될 운동 정도로 여겨져 왔지요. 그게 불과 10여 년 전까지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농구의 경우에도 순발력이 떨어지고 몸이 둔해지니 하더라도 조심스럽게 해야 되고 어깨가 넓어지면 슛이 부정확해진다고 했습니다만 이제는 그런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 몸싸움이 가능해지려면 어깨도 넓고 근육이 발달되어야 하고 슛의 부정확이 순발력과는 큰 상관이 없다는 것이 대세이며 점프력과 부상방지를 위해서는 웨이트 트레이닝은 필수인 시대가 되었습니다. 야구에서도 스윙속도가 느려질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관점에서 속도를 늘리기 위해서 파워를 키워야하고 부상방지를 위해서 근력을 키워야한다는 관점으로 바뀐 지 오래입니다.

그렇다면 일반인 중장년층에게 웨이트 트레이닝은 과연 어떤 것일까요.
프로선수들의 예에서 본 것처럼 일반인을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보는 관점 또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아마 40대 이상에서 이 운동을 시작한다고 한다면 예전에는 이런 말이 많이 나왔습니다. 관절을 다칠 수도 있고 지나치게 무거운 것을 들다가 오히려 허리나 무릎을 다칠 수 있으니 그냥 안전한 조깅이나 유산소 운동, 수영을 해야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몸을 해칠 수 있으니 가급적 가벼운 무게로 조심히 해야 한다 등등.

저도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한 질문을 10년 전에 받았다면 위의 사례처럼 답변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위의 말이 틀린 내용은 아닙니다. 운동이 안전하기는 하나 잘못하거나 너무 무리하면 관절이나 인대의 손상을 가져오는 경우도 꽤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다른 운동들은 그 이상으로 위험할지 모릅니다. 모든 운동은 그것이 주는 혜택과 더불어 부작용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메디컬 피트니스 센터를 오픈하면서 본의 아니게 운동을 전보다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나름 운영자인데 몸이 빈약해서는 안 되겠다는, 부끄러움을 모면해보자 하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가까운 곳에 있다 보니 웨이트를 더 자주하게 되고 어느 때는 정말 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면서 이 운동에 대해 좀 더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해 바뀐 생각 중 하나가 중, 장년에게 꼭 필요한 운동이구나 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체력을 기른다 하면 달리기를 생각했었습니다. 트랙 몇 km를 도는 것이 최고의 체력향상운동이라 생각했었습니다.

사실 맞는 이야기이지만 몇 가지 제한점이 있습니다. 하나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적어도 30분에서 1시간 이상은 뛰어야 합니다. 이것으로 하체강화를 가져올 수는 있지만 시간 때문에 다른 운동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하나는 환경의 문제입니다. 최근에서야 등장한 생각지도 못한 변수인데 우리나라의 대기환경이 예전보다 많이 안 좋습니다.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인데도 높고 푸른 하늘 보기가 드물 만큼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날아옵니다. 물론 러닝머신을 이용할 수는 있으나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러닝과 웨이트를 병행하는 것이 최고의 효율적인 몸관리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30,40대부터가 가장 액티브하게 일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더욱 웨이트 트레이닝이 좋습니다.

스쿼트라는 운동은 엉덩이 근육과 하체, 종아리 근육을 동시에 키워주는 트레이닝의 기본이 되는 운동입니다. 이 운동에 대한 제 편견은 ‘잘못하면 허리 다치고 고관절 다칠 수 있다’였지만 제대로 하면 다치지 않고 하체를 강화하여 몸의 활력을 증진할 수 있고 부상 방지 및 관절염 등을 예방할 수 있을뿐더러 시간이 매우 적게 걸려서 효율적입니다. 실제로 꾸준히 해보니 러닝 이상만큼의 체력강화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 데드리프트라는 운동은 몸의 뒷부분을 전체적으로 강화해주는 운동입니다. 현대인들은 앉아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몸의 전면부는 수축이 되어있고 후면부는 약화되고 늘어나 있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척추건강을 위해서는 데드리프트가 아주 좋은 운동이 됩니다. 사실 위의 2가지 운동은 일반인이 웨이트 트레이닝에서 잘 안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육안으로 보이는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에 근육의 크기와 보이는 것을 중요하기 여기면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2가지 운동의 효과를 본인이 스스로 느낄 때 까지 꾸준히 하신다면 정말 매력 있는 운동이라고 여기실 것입니다.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2번째 이유는 호르몬입니다. 20대에는 성장호르몬이 500마이크로그램 정도 분비되는데 이것이 40대가 되면 200마이크로그램으로 줄어듭니다. 80대는 25마이크로그램이 됩니다. 그래서인지 다리나 허리가 아프신 60대 이상의 환자들을 보면 대부분 다리가 팔만큼 가늘고 근육이 거의 없습니다. 성장호르몬은 근육을 만들고 체지방을 줄어들게 하며 뼈를 단단하게 하고 에너지를 내게 합니다. 그래서 성장호르몬이 점점 줄어들어 60대 이상이 되면 20대 근육의 절반을 잃게 됩니다. 그런데 이 웨이트 트레이닝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킵니다. 단지 근육을 키워 근력을 늘리는 것 이상의 효과가 이 운동에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웨이트트레이닝이야말로 중장년층에게 꼭 필요한 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월간암(癌) 201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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