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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아프고 나서 어깨가 아프다
구효정(cancerline@daum.net) 기자 입력 2016년 11월 04일 14:01분7,087 읽음
글: 주형욱(SN재활의학과병원장)

뼈와 근육과 관련된 통증을 자주 접하다 보니 진료실에서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발이 아프고 나서 어깨가 아파요’, ‘무릎이 아프면서 갑자기 허리가 아파요’ 등을 호소하면 당황할 때가 많습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질문하지만 제가 수련 받을 때의 의학으로 접근하자면 큰 연관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허리가 아픈 것은 허리 자체의 문제이고 무릎이 아프면 무릎 자체의 문제일 뿐, 두 관절의 질환과 진행 정도와 치료는 각각의 일이라고 배웠기 때문에 연관성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여기가 아프면서 저기도 동시에 아프다고 호소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급성으로 오는 통증보다는 만성적인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대체로 많고 그 외에는 과도한 운동으로 인한 스포츠 손상이 그 예입니다.

줄의 장력에 의해서 단단히 고정되어 있고 장력으로 모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줄 중 어느 하나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한쪽만 너무 많이 사용해서 줄이 짧아지거나 반대로 너무 사용을 하지 않아서 줄이 늘어나기도 하면 어떻게 될까요? 네. 맞습니다. 그 줄에만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 옆의 구조물, 더 나아가 전체의 모양이 틀어지게 됩니다.

구조물의 줄은 인체로 치면 근육을 덮고 있는 근육과 근막과 인대에 해당하고, 기다란 나무는 뼈에 해당합니다. 골절과 같은 뼈의 문제가 생겨도 근육, 근막, 인대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우리 몸은 따로따로 떨어뜨려놓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꼭 근골격계의 문제만이 아니라 몸 안의 장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목에 붙어 있는 근육과 등의 근육, 그리고 다리로 이어지는 근육은 각각의 근육처럼 보이지만 크게 본다면 하나의 선으로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측의 그림도 목에서부터 발까지 근육 하나마다 수백 개 이상의 개별적인 이름이 다 붙어있지만 크게 보면 다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위의 구조물과 마찬가지로 장력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걸음걸이가 안 좋거나 다리 한쪽이 미세하게 짧은 사람이 몇 년 동안은 그럭저럭 지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좌우의 불균형이 심해져 몸 어딘가에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무릎의 문제가 허리로 이어질 수도 있고, 허리에서는 인접한 부위의 목과 어깨로도 차츰 영향을 미칠 수가 있게 되는 것입니다.

짧은 시간에는 인접한 부위로 큰 문제가 나타나지는 않지만 시간이 갈수록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작은 문제는 누적되어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래서 일차적으로는 당장 문제가 있는 부위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몸의 밸런스를 교정해 장기적으로 다른 문제가 일어나지 않고 재발을 막는 노력은 그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이렇게 의학의 패러다임은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월간암(癌) 2016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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