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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도 못하는 착한 아이인데 친구들이 별로 없다면 아스퍼거 장애 의심
구효정(cancerline@daum.net) 기자 입력 2016년 07월 01일 17:43분8,032 읽음


초등학교 4학년인 민석(가명)이가 엄마와 함께 한의원을 찾았다. “우리 민석이는 어려서부터 얌전하고 거짓말도 못하고 말 잘 듣는 아이였어요. 아이 치고는 약간 고지식하고 어리광이 많진 않았지만 착하고 공부도 제법 하는 편이어서 그동안에는 모범생이란 얘기도 곧잘 들었어요. 그런데 4학년 올라와서 얼마 전에 담임 선생님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민석이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면서 놀림감이 되고 있다는 거예요. 어찌나 충격적이고 속상했는지 지금도 믿겨지지 않습니다.”라며 울먹인다.

이런 경우 소아청소년에 있어서 우울증, 불안장애 등을 가장 먼저 고려해보게 되지만, 이와 못지않게 확인해봐야 하는 것이 ‘아스퍼거 장애’이다. 아스퍼거 장애(Asperger’s disorder)는 아스퍼거 증후군으로도 불리는데, 자폐증의 경미한 형태로서 자폐증과 유사한 사회적 상호교류의 질적인 장애를 보이지만, 언어와 인지 발달에는 유의미한 지연은 없는 정신장애로 정의된다. 얼마 전까지는 자폐장애와 별도로 진단되었지만, 요즘은 ‘자폐스펙트럼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의 일부로 포함되어 진단되고 있다.

아스퍼거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대부분 정상지능 이상을 가지고 있으면서 언어발달 자체에선 큰 문제점을 보이지 않는다. 공부도 잘 하고 거짓말도 잘 하지 않아 모범생으로 보이기 때문에 언어발달문제가 확연한 다른 자폐장애에 비해서 부모들이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자폐증은 3세 이전에 진단이 가능하고 평균 5.5세에 진단되지만, 아스퍼거 장애는 3세 이전 진단이 어렵고 평균 11.3세에 진단된다.

자폐증에 비해서 아스퍼거 장애가 지능도 좋은 편이고 언어발달도 나쁘지 않지만, 공통으로 뇌의 전두두정 부위에 있는 공감 능력과 관련되는 거울뉴런 체계의 미성숙이 원인이 되는 질환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관찰하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숨은 의도를 알아내는 능력에 문제가 있게 된다. 이러한 공감 능력의 어려움으로 인해 상대방의 얼굴이나 몸짓과 행동 등에 숨어 있는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한다. 또한 아스퍼거 장애가 언어발달에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농담, 은유적인 말, 비꼬는 말 등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어서 사회적 상호작용의 질적인 장애를 보이게 된다.

휴한의원 노원점 김헌 원장은 “아스퍼거 장애는 부모와의 애착, 1:1의 상호관계에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앞서 예를 든 민석이의 경우처럼 학교나 학원 수업, 모듬활동 등 여러 사람들과 상호작용이나 대화를 해야 할 때 문제점이 두드러지게 된다. 결국 친구가 거의 없는 편이고 있더라도 1~2명 정도이며, 왕따를 당하는 경우도 흔하고 아이의 미숙한 반응이 놀림감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아스퍼거 장애는 가능한 빨리 발견해서 일찍부터 치료를 시작할수록 증세를 훨씬 완화시킬 수 있고 새로운 사회적 기술과 능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 임상적으로는 적어도 2~5세 때부터 치료적 개입이 이뤄지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월간암(癌) 인터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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