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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려면 무엇을 먹어야 할까
김진하 기자 입력 2014년 10월 31일 18:52분198,234 읽음
대부분의 영양 지침, 음식과 질병 간 인과관계 못 밝혀
영양 전문가들이 건강한 음식물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왜 너무 자주 바꾸는지 그 이유를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지난 6개월 동안 여러 전문가들과 각양각색의 영양 단체들이 암을 예방하려면 무엇을 먹어야 할지, 가공식품은 정말로 음식인지 아닌지, 우리가 먹는 지방질이 심장병을 유발하는데 영향을 미치는지 아닌지, 음식으로 어떻게 당뇨병을 통제하는지 등에 대한 주요한 영양 지침을 많이 내놓았다. 또 미국 농무성과 보건복지청은 새로운 영양 지침을 만들고 있는데 내년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런 새로운 지침들은 과거에 나온 대부분의 영양 지침들과 마찬가지로 음식과 질병 간의 인과관계를 이해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더 나쁜 점은 이런 지침들이 영양학을 불신하게 할 수가 있다. 게다가 이런 지침들은 적절한 연구를 통한 증거도 없이 사람들이 어떤 병이 생기는 것을 통제할 수 있고 그래서 병이 생기면 자신의 잘못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의 핵심은 우리에게 가장 절심한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는 데 필요한 재원의 부족으로 압축된다. 적절한 연구를 통한 근거도 없으면서 조언을 하는 것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모든 의학 연구와 마찬가지로 영양 연구도 아주 어렵고 돈이 많이 들어간다. 그러나 영양 연구는 의학의 다른 분야에 대한 연구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첫 번째, 잘 계획된 많은 연구가 피실험자들이 음식을 고수할 수가 없는 이유로 실패했다. 예를 들면 피실험자들에게 소금이 적게 들어간 음식을 먹도록 하면 음식이 맛이 없을 수가 있다.

두 번째, 음식을 바꾸면 동시에 다른 수십 가지 변수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면 저단백질 음식이 암 발생을 줄여주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불에 굽거나 가공한 고기의 섭취를 줄이는 것과 관련된 연구를 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발생하는 이런 영향과 피실험자들 간의 미묘한 차이점을 통제하기 위해서, 영양 변화에 관한 연구는 흔히 수만 명의 피실험자가 필요하게 된다.

세 번째, 음식이 미치는 영향은 미묘하고 연구가들은 그로 인해 생기는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수십 년간 피실험자를 관찰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영양학과 의학 전반에 있어서 연구가들은 2가지 광범한 유형의 연구에 의존한다. 즉 무작위 연구와 관찰연구에 의존한다. 무작위 연구에서는 원하는 유사성을 가진 일단의 피실험자를 모집해서 치료에 무작위로 배정한다.
이 경우에는 치료방법은 식이요법이 된다. 그렇게 한 후 연구가들은 서로 다른 치료방법이 피실험자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모니터를 한다. 피실험자들이 비교적 유사하고 치료방법을 무작위로 배정했기 때문에 연구가들은 원인과 결과를 확인할 수가 있다.

관찰연구는 어떤 집단을 잠깐 일별하면서 미소와 행복감 같이 2가지 일이 동시에 아주 자주 일어나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것이다. 힘도 덜 들고 비용도 덜 들어서 훨씬 더 인기가 있지만 이런 유형의 연구는 원인과 결과에 대한 가설만 제시할 수가 있다. 이 경우에는 미소가 행복하게 만드는가라는 가설을 제시할 수 있다. 영양 지침의 대부분은 바로 이런 유형의 연구에 바탕을 두고 있다.

관찰연구는 원인과 결과를 확인할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해를 유발하고 잘못된 경우도 흔해서, 그런 연구를 통해 얻은 결론을 근거로 권고를 하는 것은 해가 될 수가 있다. 관찰연구에서 2가지 일이 동시에 일어나면 연구가들이 내리는 결론보다도 흔히 알지 못하는 제3의 다른 요인 때문에 그런 일이 생길 가능성이 더 높다. 예를 들면 관찰연구에서 항산화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과 암 발생률이 낮은 것 간에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적절한 무작위 시험에서는 항산화제 비타민을 보충한 식이요법이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결과는 관찰연구의 결론이 얼마나 잘못될 수가 있는지를 보여주고 또 영양 지침에 들어있는 모순점을 설명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가 있을 것이다.

암이나 다른 질병에 걸린 것이 자신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모순된 지침들이 너무 흔하므로 일반 국민들은 영양 지침의 신빙성을 의심한 권리가 있다. 일반 국민들에게 연구의 결함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심지어 그런 결함을 인정하지도 않아서 영양 전문가들은 그나마 남아있는 신뢰성조차도 계속 까먹고 있다. 우리가 계속해서 권고를 결정적인 것으로 생각하도록 하는 한 우리가 더 이상 연구할 필요가 없거나 연구를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게 될 것을 나는 우려하고 있다.

연구가들이 자신들의 연구에 대해 정당화되지 않은 자신감을 갖고 행동하기 때문에 생기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그런 지침으로부터 도출할 수 있는 결론은 만약 당신에게 암이나 혹은 예방할 수 있는 다른 질병이 생긴다면 그건 당신의 잘못이라는 것이 된다. 나는 수천 명의 암환자를 치료했고 그들 중 많은 환자들은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자신들이 취해야 할 조치를 취하지 못한 데 대해 낭패감을 느끼고 후회를 한다. 암이나 다른 질병에 걸린 사람들은 마치 자신들이 병을 유발한 것 같은 생각은 하지 말아야만 한다.

나는 영양 지침을 모두 버려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실제로 최근의 지침에 들어있는 권고안들에 대해 나는 상당히 만족한다. 그러나 나는 그런 치침이 최종적인 것은 아니란 것도 알고 있고 일반 사람들도 직관적으로 그걸 알고 있다. 우리 전문가들이 너무 자주 마음을 바꿀 때마다 우리는 모든 영양 지침을 지나간 유행처럼 깨끗이 잊어버려야만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서로 다른 식이요법이 질병을 예방하는데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규모가 아주 크고 효과적이고 장기적인 무작위 연구를 하는데 필요한 연구비가 확보될 때까지는 영양 전문가들이 자신들과 일반인들을 자신들의 견해의 근거가 되는 자료의 장점과 결점에 대해 교육을 해야만 할 것이다.

∙ 이 글은 의사로 컬럼비아대학교 인간 영양학 연구소의 부교수인 데이빗 세레스가 기고한 것이다.

출처: Reuters, Aug 11, 2014
월간암(癌) 2014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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